작렬지(炸裂誌) - 옌롄커 (흥망성쇠 : 풍자적연대기)
출판사 : 자음과 모음
옮긴이 : 문현선
분류 : 중국소설
▶ 책 선정이유
옌롄커
작년에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딩씨마을의 꿈』을 읽었었는데 괜찮았던 것으로 기억되어 신작이라길래 한번 읽어 보게 되었다.
▶ 책 속에서
:기차를 털면서 자례 사람들은 나름대로 소양을 갖추게 되었다. 산발적이고 무질서하던 시기에서 벗어나 대오를 갖추고 규칙을 정했다.
범죄 안에서도 규칙이 생긴다. 왜 생길까. 내부적으로는 서로간의 다툼을 피하기 위해서 생길 것이다.외부적으로는 그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생기는 이득을 외부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기 위해서 아닐까 싶다.
:"형수로서 하는 말인데, 대학을 졸업하면 자례로 돌아오지 마요. 나랑 둘째 형이랑 결혼한 이상 자례는 조만간 형과 내 손에 망할 거야."
결혼하는 당일 신부가 시동생에게 하는 말이 저런 말이라니... 주잉은 대체 무슨 의도를 가지고 결혼을 하려는 걸까.
복수를 하려고 하는 것 같기는 한데 그 과정에 결혼이 꼭 필요한 일이었을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내가 보기에는 잘못된 복수 방법인 것 같다. 인생에서 결혼이란 굉장히 중요한 결정이고 돌이키기 힘든 것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런 결혼을 복수의 수단으로써 이용해버리다니:( 복수가 끝난 후 삶은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러는 걸까...
:아이가 다시 푹 잠들자 주잉은 1년 전 자신이 만든 자레여성직업기술학교로 달려가, 특별 기술 여학생의 선발 및 교육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긴급회의를 열었다. 그렇게 다시 한번 자신의 남자와 겨룰 준비를 시작했다.
이책을 읽으면서 제일 불편했던 점이다. 여자를 도구로 본다는 점. 당시 사회의 문제였을 수도 있겠지만 도구적인 면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있어 보기 불편한 건 사실이다. 이 소설 속의 여자들은 평범한 여성상이 별로 없다. 대부분 매춘을 하는 여성들이고 소설 속 사회도 그걸 당연시 여긴다. 이런 모습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좀 불편하다.
:'둘째 형이랑 형수, 셋째 형이 같이 차를 타고 나갔다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어요. 이제 쿵씨 집안에는 우리밖에 없어요."
결말은 죽음이다.
그것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죽음. 삶의 마지막 죽음의 순간. 그 마지막 순간을 가족이 다른 가족에게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는게 차라리 낫다고 판단하는 그런 죽음이었다는 것. 그게 과연 올바른 삶은 살아온 사람의 마지막 순간이었을까...
내가 죽은 뒤 나의 장례식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볼 수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볼 수 있다면 보고 싶을까 보고 싶지 않을까.
만약 죽은 뒤 나의 장례식을 보는 걸 선택할 수 있다면, 내 장례식을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책을 다 읽고 난 후
작년 옌롄커 작가의 다른 책을 읽고 중국 사회에서 이런 책을 내는 작가가 있다는게 좀 신기했었다.
내가 생각하는 중국은 열려있지만 닫혀있는 그런 국가이다.
이중삼중으로 잠겨있는 상자들이 자유라는 포장지에 예쁘게 싸여있는 모양새라고 할까?
이런 국가에서 국가의 과거를 너무 현실적으로 표현한 책이라니... 현실적인 표현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부분이 좋은 부분이 아니었기 때문에 놀랐다. 국가에서 검열을 하고 출판을 했다니... 중국도 많이 열렸구나 싶었다.
그런데 검색을 하고 봤더니 작가의 작품이 여러개가 금서로 지정되었다는 걸 보고 음.. 그렇구나 싶었다.ㅎㅎ
이 책도 그런 느낌이다.
누가 읽어도 사회 풍자적 소설이라고 느낄 것이다.
전체적으로 허황되고 과대한 묘사들로 풍자를 해서 무거운 걸 가볍게 느끼게 했던 것 같다.
이런 걸 B급 감성이라고 하는 건가 싶기도 하고.... 그랬다.
책을 한권 다 읽으면 한 도시가 성장했다가 몰락하는 과정을 보게 된다.
도시가 급속하게 성장하는 동력은 욕심이 아닌가 싶다.
잘 살고 싶다, 돈을 갖고 싶다, 먹고 싶다, 갖고 싶다 등 무언가를 원하는 간절한 마음.
간절함이 바탕이 되고 그 위에 욕심이 얹어지면.....판단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 같다. 당장 눈 앞의 보이는 것 때문에...
하지만 욕심은 끝이 없다. 돈이 생기면 다른 걸 원하고 또 원하고 원하는 건 끝이 없어진다.
이 책도 그렇게 진행된다. 자례를 시로.. 본인을 시장으로...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특할시로 만들려고 한다.
그 사이 자신을 도와 준 아내도 다른 여자 때문에 버리고 하여튼 그렇다. 다 욕심만 쫒아 간다.
그리고 욕심 때문에 몰락한다. 결국 자신이 저지른 일들로 인해 자기가 죽게된다.
욕심이 화를 불러오는 것이다.
모르겠다. 책이 담고 있는 건 더 많은 것 같은데 내가 느낀 건 이정도다.
- 욕심은 화를 부른다.
- 급진적인 성장 아래에는 무언가가 있다.
- 정당한 것으로 급격하게 성장할 수는 없다.
중국의 급성장시기를 풍자식으로 표현한 것 같다.
괜찮게 읽었다. 페이지 수가 꽤 되었는데 중간에 포기하려는 생각은 안했다.
사실 중국 소설은 웹소설 종류만 읽고 있었는데 일반 소설들도 읽을 만 한 것 같다.
(웹소설:삼생삼세십리도화,마도조사,경여년,치아문단순적소미호 등)
Reading by 밀리의 서재
독서기간 2021.04월